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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타는 韓 반도체…"정치가 너무해"(종합)

Ador38 2022. 9. 15. 17:54

2시간 전

[아시아경제 한예주 기자] "반도체 산업은 우리 생사가 걸린 문제다."(14일,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와의 오찬, 윤석열 대통령)

 

 
속타는 韓 반도체…"정치가 너무해"(종합)© 제공: 아시아경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지원을 또 다시 강조한 가운데 정치권의 '나몰라라식' 행태에 비판이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취임 전부터 반도체 육성을 핵심과제 중 하나로 꼽은 윤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국내 정치권은 'K칩스법(반도체 특별법)'을 상정도 하지 않은 채 정쟁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이다.

미국·중국 등 경쟁국들이 반도체 산업 보호·육성에 대대적인 금액과 정책을 지원하는 상황에서 한국 반도체기업들은 정치권의 후진적 행태에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재계 및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양향자 반도체특위원장 등 특위 위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자, 4차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분야"라며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늘 준비해야 하는데 (반도체는) 어떻게 보면 장기 과제도 아니고 실시간 (대응)해야 하는 현안"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지만 반도체특위에서 발의한 K칩스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양 위원장이 지난달 4일 대표발의한 K칩스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보호특별보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2건으로 구성됐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인허가 처리 기간을 단축해주고 기업에는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야당이 숙의기간을 문제 삼아 발목이 잡혔다. 심사 법안의 기준을 7월15일까지 발의한 것으로 정해 상임위에 오르지 못한 상태가 된 것.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글로벌 위기 상황을 고려해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에는 예외를 적용하자고 제안했지만, 야당이 반대했다.

도대체 기업에 더 빠르게 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인재 양성을 지원하는 각종 법안들도 대부분 상정 안건에서 제외됐다.

현재 다른 나라는 신규 공장 설립 때 당연히 정부가 책임지는 물·전기 공급 문제를 한국에서만 기업들이 웃돈을 주고 해결해야 하는 실정이다.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이나 투자하기로 했다가 표류 중인 용인 클러스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최근 자국 산업 보호 법안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미국과는 크게 대조를 이룬다. 미국 민주당은 자국 반도체 기업에 대폭적인 혜택을 주는 반도체 지원법(Chips and Science Act·CSA) 을 두고 공화당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수정안에 핵심 지원책만 떼서 담았다.

7월 상·하원에서 단번에 통과된 이 법은 결국 8월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서명으로 이어졌다. 자국 전기차에 힘을 싣는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의 경우 8월7일 상원 통과, 12일 하원 통과, 16일 대통령 서명 등 최종 처리까지 2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중국도 반도체 굴기를 완성하기 위해 국책 차원에서 지원을 쏟고 있고 일본은 반도체 산업 지원을 위해 올해 7740억엔(약 7조4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산업은 결정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산업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국들이 내세운 보조금 법안들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 경쟁력에 상당한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반도체특별법을 하루빨리 추진해 국가 안보의 핵심 자원으로 떠오른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윤 대통령에게 K칩스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적극 지원해달라고 촉구했다. 양 위원장은 "반도체 산업은 1분 1초로 순위가 바뀌는 특성이 있다. 패권을 지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하루하루 노심초사하는 것"이라며 "기술 패권을 지키기 위해 여야와 윤 대통령도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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