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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개에게 그 죄를..... 본문

😀 Ador 빈서재

* 안개에게 그 죄를.....

Ador38 2007. 7. 6. 13:07


    * 안개에게 그 죄를..... 낭만이라곤 쥐뿔도 없는 봄비다. 그냥, 주룩 주룩이던가 아니면, 봄 처녀 걸음 마냥, 사뿐 사뿐 내리던가, 것도 아니면, 안개 다독거려 내모는 부슬 부슬이던가, 또 이것도 아니면, 수직으로 떨어저 주던가, 이건, 숫제 수평으로 달려드니..... "한글 학회"에 비가 "내린다"는 표현에 이의를 달고 싶다 차 까지 200여 미터를 우산을 쓰자니 그렇고, 안 쓰자니 적실 것 같고... 결국, 우산을 쓰고 10여 미터 걸어가는데, 그새를 못 참아 휙~ 와지끈.... 우산 손잡이만, 손아귀에 남기고 뺏어가 버렸다. 제주의 바람은 이렇게 심술을 피운다. 노모님 계신 서귀포로 출발하는 50여분 여정의 풍경이다. 조금 더 붙인다면, 두어 달 전 부터 봉우리 부근에서 한올, 한올이던 것이 전정(剪定)이 아니라 간벌(間伐)하듯이 빠지는 머릿님 덕에, 빗 방울이라도 낙하하면, 1소대는 이마로, 2소대는 목덜미로...... 막무가네로 밀고 들어 오는 이 불쾌감... 출발 전에도, 머릿님을 "벼 낫가리" 구실 좀 시킬려고, 좌우로, 상하로 정열시키느라 수분을 할애하고 나왔건만..... 탈모의 비애를 실감하고는, 새삼, 관리에 신경쓰시는 선배 제현께 삼가 경의를 표하면서. 18;30 출발하여, 한라산을 가로질러 서귀포로 향하는데, "윈도 부러쉬" 한번 왕복에, 목으로 스며드는 2 소대 한번 훔치고... 이러기를 30 여분. 근데, 그 보다 급한 상황을 만나게 되었다. 한라산 5.16도로의 정상에 이르자, 앞 차들이 전부 주행 차선에 올 스톱. 바로 제주도를 남과 북으로 나누는 경계인데(市界,郡界) 아무래도 남쪽이 따스해서인지, 한치 앞도 안 보이게 안개구름?이 길을 없애 버린것이었다. 아예, 길인지, 낭떠러지인지 전혀 안 보이는거다. 수 없이 나다니면서도, 이런 안개는 처음이다. 내려서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엘 갔다. 보니까, 추돌 사고가 나서 말다툼이 제법 컷다. 뒤에서 받은 차는 30대 여자 분이, 받힌 앞 차는 40대 남자 분, 남자 분이 비상등을 켜고 가다가, 도저히 길이 구분이 안되어 그 자리에 세우자, 바로 뒤따라가던 여자 분은, 쿵~하는 소리와 함께 자기 차가 서니까 혼비 백산...... 도로지형이 지그 제그로 된 곳이라, 안개는 생각도 않고, 감속 없이 평소대로 커브를 돌자마자, 앞차를 추돌한 경미한 대물 사고인데, 길 가운데 차를 세운 앞차의 잘못이라고 여자 분의 큰 목소리만 들리는 중이었다. 평소 같아도, 안전거리 미 확보로 뒷차 과실에 더하여야하는 상황인데, 여자 분은 지금의 상황이 거의 일방 과실인지를 모르고 있는것 같았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남자 분은 "높은 톤"에 대해서는 아무 대꾸도 않고, "다친데는 없느냐, 차는 얼마나 상했느냐," 이런 것만 묻고 있었다. 사고 후, 30 여분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남자 분은, 뒷 차에서 내린 여자 분이, 제수씨의 동생임을 알아 보는 순간, 사돈 지간이어서,잘 잘못 보다는 걱정과 위로를 하였던 것이고, 여자 분은, 남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 인사로 착각을 하여 기세도 등등하게 구경꾼이 모이기 시작하니까, 점점 더 톤을 더 높여.... 10여분을 그렇게 몰아 세우니까, 남자 분이 "그럼, 내 동생 아무개에게 수리 시키고 치료비를 줄테니 진정하시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여자분은 어디선가 안면이 있는것 같다 생각하는 순간, 아차, 그렇다면, 형부의 형님(언니의 시숙)? 아뿔사! 사돈 중에도, 대장 사돈에게 ??? 이러한 두 사람의 불미스런 상황을 보기가 민망하였던지, 한라산 신령님께서 안개를 걷우며 구경꾼들을 물리처 주신다. 그 두사람의 차는, 옆으로 세워 놓고, 서로 허리를 숙이는 걸 보며, 씁쓰레한 기분으로 20;00가 넘어서야 노모님 사시는 집에 도착했다, 어머님께 그 말씀을 하여 드리니 "그 남자는 참 속이 깊은 사람이다, 세상이 넓은 것 같지만, 참 좁은게 세상이다, 무슨 일로 누구하고라도 다툼이 생겨도, 억지나 결례되는 말이나 행동은 말아야된다"는 훈계로 시작하여, 두어사례까지 곁들인 시간여를 듣게 되었다. 주무시는 노모의 평온한 모습을 보며 살며시 건너와, 다음 날 과수원에 뿌릴 "소독 약의 혼용 여부"를 체크하면서도, 그, 곱상하게 이목 구비가 또렸한 젊은 여자 분..... 나중에 사돈 지간이란걸 알고는, 얼마나 무안 하였을까? 그리고, 안개로 흐릿한 모습의 남자 분은...."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이렇게 경우없이 구는데, 나중에 사돈이란걸 알게 되더라도, 잘 잘못을 가려? 아니면?" 참느라, 얼마나 곤혹스러웠을까? 사랑하는 제수씨의 얼굴이 진정 시켰으리라.... 그래도, 살아온 경험과 돋 보이는 인격이 대비되는 그 짧은 시간....... 무언가 마음이 따스해 온다. 구경꾼들은 각자 어떤 생각들을하며 돌아들 갔을까? 그 제수씨는 훗날, 동생에게서 전해듣고는, 정성으로 만든 안주와 박주 한병 품고갔을까? 이 지금도 한편으론, 짙은 안개처럼 씁쓰레한 미소가 몰려 온다. 2004,05,03,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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