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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낙엽에게서 온 엽서 본문

😀 Ador 빈서재

* 낙엽에게서 온 엽서

Ador38 2007. 7. 7. 11:07

      * 낙엽에게서 온 엽서

        나는, 가을의 낙엽이랍니다. 이제 돌아가렵니다. 나의 몸에서 잠시 떠난다고 설워하지도, 눈물 보이지도 말아주십시오. 나를 끌어안고 추억하지도 말아 주십시오. 나는, 나의 몫을 다하였고 그래서 하늘에게서, 가장 아름답게 치장하는 걸 허락받아 소슬바람 가마 꾼으로 부리며 떠나는데 슬퍼할 아무런 이유가 없습니다. 고작, 찰나인 생애이면서 살아는 있으되, 죽으며 사는 오히려, 당신들의 가슴이 가엾답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의 인간들이 가엾답니다. 너무 짧은 생애, 낭비할 여유가 없습니다. 나는, 내년에 다시 내 몸에 다른 모습으로 태어나 화려한 계절을 살 것이고, 그러기를 영원히 반복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눈은 감아도 좋을 겁니다, 가을에 몸을 담가보세요. 가을에 취해 게으른 걸음 하여 보세요. 그리고, 가만히 누워 하늘을 보십시오. 가슴 속의 어둡고 무거운 것들, 하나씩, 솜털 구름에 띄워 보내십시오. 띄울때 마다, 되돌아오지 않도록 작별의 인사는 부디, 나누어야 합니다. 인사를 나누고 나면, 그때마다 온통 파아랗게 가을 하늘이 안겨 온답니다. 아, 인간은 희한한 흥정도 하더군요, 이별하자 먼저 돌아섰으면서도 돌아와 주길 기다리는 이상한 저울질..... 그리고, 한 톨의 쌀알이 되기까지 흘린 땀이나, 마르고 갈라진 가슴을 외면하는 어리석음. 당신과, 당신의 아이와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더럽히는 탐(貪)까지도..... 다 비우고 씻어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래서, 따스한 마음만으로 채울 수 있다면...... 가을은 지금, 어디에나 머물고 있답니다. 그러나, 오래 머물지는 않는답니다. 050928. Ador. 邨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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