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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당신은 참, 못 됐습니다

Ador38 2012. 9. 5. 01:47




당신은 참, 못 됐습니다
 
올 이월
한라산이 하얀 수건으로 머리 동여맸을 때, 당신은
살며시 핀 목련으로 찾아 왔었지요
즈음에 꿈길은, 참으로 어수선하였습니다
개나리, 철쭉에게 한 눈 파는 사이
슬며시 그대는 떠났다가
울타리 가득 밝힌 오월의 등꽃 행렬거느리고
주렁주렁 참았던 그리움으로
또, 찾아왔었지요
그때는 일부러 
장미의 새빨간 입술에 한 눈 팔았음도 숨기지 않겠지만
장마 끝에 찾아온 폭염과 몇 개의 태풍엔 
미처, 당신을 고일 시간도 없었지요
그렇게, 여름은 가고
이제는 가을의 상징에서도 밀려난 코스모스로 
배시시 미소 보내오면 
추억이란 너울 쓰고 무시로 어른거릴  때마다
버선발로 뛰어나가 희열로 가득 복바쳐야 하는지요
점점, 기억세포도 줄어드는데
이 추억은 늙지도 못하게 막아 놓았는지요
돌아서면 잊는 나이가 되도록
어쩌면 당신께선, 바람벽이 다 되었는 이 가슴에 사는지요
꿈자리가 뒤숭숭하다고
그 먼 길, 걱정 안고 한달음에 오신 당신이었지요
이제는, 해소 기침 걱정 정도나 하며 늙어가게
침침한 눈이나 비비며 늙어가게
그리하여주시면 아니 되겠는지요
하늘에서는 보이겠지요
저린 가슴, 평생이게 한 당신
참, 못 됐습니다
09101209. 冬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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