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영의 암을 이기는 텃밭채소] <4>도라지

'심심 산천의 백도라지'라는 친숙한 노래가 있다. 도라지는 한방에서는 '길경'(桔梗)이라고도 하며, 예부터 식용과 약용으로 많이 쓰였다. 특히 한방에서는 가래, 기침, 기관지염, 호흡 곤란, 편도선염 등 염증성 호흡기 질환에 많이 사용되었다. 도라지는 나물로도 우리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건강 식품이다. 도라지 생것 100g은 수분 72.2%, 탄수화물 24.1g, 단백질 2.4g, 섬유소 1.5g, 회분 1.0g, 지질 0.3g을 갖고 있고, 칼슘은 35㎎, 인 95㎎, 철 4.1㎎, 나트륨 23㎎, 칼륨 453㎎, 그리고 비타민 B1 0.1㎎, B2 0.14㎎, 나이아신 0.7㎎, 비타민C 27㎎이 함유돼 있다. 생태 기능을 바로잡아 주는 생리활성물질로는 사포닌, 피토스테롤, 파이토스테린, 프락토코다딘 등이 있는데, 특히 사포닌이 주된 활성물질이다. 도라지의 사포닌은 가래를 삭이고 진통 작용, 혈압 감소, 항궤양, 항염증 등의 약리 효과를 갖는다. 사포닌은 홍삼, 콩, 칡, 더덕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도라지를 물로 추출한 CK사포닌은 암세포에서 NF-κB 등 염증매개물질의 활성 및 암의 전이를 억제하는 것으로 연구되어 있다. 또한 도라지의 주요 활성물질 중 하나인 프라티코딘D라는 사포닌은 염증 관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고 유방암 세포에 아폽토시스(암세포 자살)를 일으켜 유방암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라지를 한약처럼 뜨거운 물로 달이면 추출되는 열수 추출물은 폐암세포를 아폽토시스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며, 텔로머레이즈라는 효소의 활성을 저해해 항암 효과를 갖는다. 도라지 추출물은 암 발생을 촉진하는 암 관련 염증 유전자들의 발현을 현저히 줄어들게 한다. 도라지 열수 추출물은 남성호르몬인 안드로젠 수용체를 매개로 하는 전립선 암세포에서 항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립선암 예방에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