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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하늘이시여, 이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본문
* 하늘이시여, 이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영령들이시여 무궁화로 붉게 피어나시라 철모른 국화 한 송이로, 어찌 살아 있음이 부끄러워 향도 사르지 못합니다 억장이 무너져, 오늘에야 이제야, 눈을 열고 입을 엽니다 미안하외다 정녕, 갚지 못할 죄를 지었습니다 차디찬 바닷속에서 시리게 잠들은 영문도 모른 체 뼈와 살을 잃은 전장에서 전우이길 바라던 님들이시여 푸른 제복이 그러하외다 퇴역한 늙은 군인이 그러하외다 무엇으로도 아무도 어찌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얼마나 독하게 숨을 버리셨는가 얼마나 어머니를 부르다 눈을 감으셨는가 가슴 깊이 새기고 또 새긴들..... 허리 잘린 조국을 저주하랴 해바라기만 바라보는 외눈박이들을 저주하랴 하늘은 기필코 머지않아 기필코 저주를 내리리라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하였지 이제는 아니외다 그리도 무참히 우리의 자식을 앗았어도 딴전이나 피우는 자 토막 난 몸 안에서, 또 토막내려는 자 조국과 민족을 입에 달고 사는 조석으로 북향(北向)하여 읍(揖)하는 무리들 무엇보다 국화꽃 한 송이로, 돌아서며 잊어갈 무리들을 용서하소서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는 이땅의 우리는 부디 용서 말으소서 이 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하늘이시여 천안함과 함께하신 영령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며. 100521. 邨夫 Ad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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