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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이시여, 이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본문

😀 Ador 빈서재

* 하늘이시여, 이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Ador38 2013. 8. 31. 21:55



       * 하늘이시여, 이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영령들이시여
      무궁화로 붉게 피어나시라
      철모른 국화 한 송이로, 어찌
      살아 있음이 부끄러워 향도 사르지 못합니다
      억장이 무너져, 오늘에야 
      이제야, 눈을 열고 입을 엽니다
      미안하외다
      정녕, 갚지 못할 죄를 지었습니다
      차디찬 바닷속에서 시리게 잠들은
      영문도 모른 체 뼈와 살을 잃은
      전장에서 전우이길 바라던 님들이시여
      푸른 제복이 그러하외다
      퇴역한 늙은 군인이 그러하외다
      무엇으로도
      아무도 어찌할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얼마나 독하게 숨을 버리셨는가
      얼마나 어머니를 부르다 눈을 감으셨는가
      가슴 깊이 새기고 또 새긴들.....
      허리 잘린 조국을 저주하랴
      해바라기만 바라보는 외눈박이들을 저주하랴
      하늘은 기필코
      머지않아 기필코 저주를 내리리라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하였지
      이제는 아니외다
      그리도 무참히 우리의 자식을 앗았어도
      딴전이나 피우는 자
      토막 난 몸 안에서, 또 토막내려는 자
      조국과 민족을 입에 달고 사는
      조석으로 북향(北向)하여 읍(揖)하는 무리들
      무엇보다
      국화꽃 한 송이로, 돌아서며 잊어갈 무리들을 용서하소서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는 이땅의 우리는 부디 용서 말으소서
      이 땅의 경인년 봄을 기억하소서
      하늘이시여
      천안함과 함께하신 영령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며.
      100521.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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