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낙엽이 지는 이 길을..... 본문

😀 Ador 빈서재

* 낙엽이 지는 이 길을.....

Ador38 2013. 10. 13. 20:19


        
        * 낙엽이 지는 이 길을.....
        낙엽이 지는 이 길을 차마, 나는 가지 못합니다
        저만치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한 눈가시 그리움
        한 번의 이별이 사는 가슴이라
        오돌오돌 떨며 통나무처럼 서 있습니다
        가을이어서 깨어난
        쓸쓸이나 외로움이 흘린 눈물방울들이, 혹시나
        얼떨결에 내 발걸음에 놀라, 하나로 껴안다 사랑하게 되어
        내 가슴에 영원히 주저앉는 건 좋습니다만
        햇살 고운 오후의 울긋불긋한 얼굴들
        이루지 못한 사연들로 홍역 앓느라 
        열독(熱毒)을 못 이겨, 저리도 힘없이 떨어지는데
        목석같은 눈으로, 그냥 지나치신다면
        몰랐다 하여도 무참히 놓는 걸음인다면, 잊혀지거나 
        잊혀져가는 이별 뒤의 적막과 어둠이 이 가을에 깨어날까
        두렵고 두려워서입니다
        낙엽이 지는 이 길을 차마, 나는 가지 못합니다
        영원히 지켜주지도 못할 거면서
        인연이니 숙명이니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이루어질 것처럼 꼬드겼느냐
        이 가을, 또 낙엽으로 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계절에 살아나는 눈망울들이
        지난여름의 정열로 온전히 돌려놓으라 온 가을 쫓아다니면
        겨우, 이별의 아픔을 내치고 늦게 움트려는 그리움이
        나에게서, 가을을 덜컹 안고, 훌쩍 겨울로 가버릴까
        아픔 느낄새 없이 가슴 절을까
        단 한 번의 눈물이 이렇게, 평생 흐를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도 그리움에 대한 누구나의 종점
        영원할 안식처는 고독, 당신이기에
        "레테의 강" 저편에 기다리고 있기에
        낙엽이 지는 이 길을 건느지 못하고
        차마 젖어드는 눈은 황홀이 야위어가고 있습니다
        아, 이제사 나는
        봄의 그리움보다, 가을의 고독을 더 사모하는 걸 알았습니다
        05101310. . 邨夫. Ador.
         
         

'😀 Ador 빈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바다  (0) 2013.10.13
* 한 해라는 무게  (0) 2013.10.13
세월 흐르고 나서의 기다림이란  (0) 2013.10.05
또, 가을이   (0) 2013.09.29
오월의 장미  (0) 2013.09.04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