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00만원짜리 약침 치료 받다 간암 환자 숨져

* 3500만원짜리 약침 치료 받다 간암 환자 숨져 경향신문 | 김여란·김지원 기자 | 입력 2013.08.19 22:52     간암 말기 환자가 3500만원짜리 약침 치료를 받다가 결국 숨져 유족이 해당 병원을 고소했다. 전국의사총연합회도 이 병원을 의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간암 환자를 상대로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침 치료를 권유해 사망하게 한 혐의(사기 및 의료법 위반)로 피소된 논현동 ㄱ한방병원 ㄴ원장(47)을 조사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숨진 정모씨(73) 유족은 ㄱ병원에 치료비 3500만원과 집세 등 실비 4260만원을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고소장을 보면, 강원도에 살던 정씨는 지난해 4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뒤 소문을 듣고 ㄱ병원을 찾았다. 정씨는 산삼진액으로 만든 수액 약침을 정맥에 투여하면 암세포가 줄어들고, 3개월만 치료를 해도 효과가 있다는 ㄴ원장의 말을 믿고 약침 시술을 받았다. 치료비는 12주에 2600여만원이었다. 정씨와 가족들은 매일 치료를 받기 위해 월세 120만원을 내고 병원 인근의 오피스텔에서 머물렀다. 병원에서는 월세 50만원을 부담해줬다. 12주 치료가 끝나가던 중 찍은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을 두고 강원 삼척병원에서는 "효과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ㄴ원장은 "종양은 크기가 좀 줄어 암 진행이 멈췄다. 집중 치료는 끝났고 앞으로 12주 동안은 2~3일에 한 번 치료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가족들은 1200만원을 더 냈다. 그러나 정씨의 고통은 점점 심해졌고 다른 병원에서 "암이 너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지난해 12월 사망했다. 전국의사총연합회도 지난 16일 ㄱ병원을 의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한의사가 할 수 없는 수액과 정맥 주사를 환자에 놓은 점 등이 문제"라며 "ㄱ병원 홈페이지에 완치 사례로 게시돼 있던 환자들을 확인해 보니 사망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ㄱ병원 관계자는 "수액 성분이 한방 물질이고, 혈맥에 놓았으니 문제가 없다. 완치 사례도 홈페이지에 있는 그대로다"라고 주장했다. <김여란·김지원 기자 pee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