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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흉상 람세스2세..'우물안 유럽인' 깨웠다
매일경제2014.12.19 16:40
"내 이름은 오지만디아스, 왕 중 왕이로다. 너희 강대한 자들아, 내 업적을 보라. 그리고 절망하라." 영국 시인 퍼시 비시 셸리가 1818년 고대 이집트 파라오 흉상을 보고 쓴 시 '오지만디아스'다. 오지만디아스는 람세스2세의 그리스식 이름. 이 흉상은 1816년 이집트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겨졌는데 처음에 이를 본 유럽인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대한 크기 때문이다. 흉상 높이는 상체만 2.5m, 무게는 거의 7t에 이른다. 침착하고 위엄에 찬 표정은 주변을 압도한다. 지금도 대영박물관 고대 이집트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작품이 이 람세스2세다.
람세스2세는 기원전 1279년에서 기원전 1213년까지 66년간 이집트를 철권 통치하며 정복과 영토 확장에 주력했다. 곳곳에 자신의 거대한 조각상을 설치했다. 이 흉상이 의미가 있는 것은 인류 문화의 역사를 바라보는 유럽인들 관점을 바꿨기 때문이다. 위대한 예술이 그리스에서 시작됐다는 오랜 가설에 이의를 제기한 고대 유물 가운데 하나였다.
대영박물관은 19세기 패권을 장악한 영국 국력 때문에 전 세계 보고(寶庫)를 수장한 세계 최고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수많은 소장품 중 100대 유물을 꼽는다면 어떤 게 있을까. 닐 맥그리거 대영박물관장은 BBC 라디오4와 함께 2006년부터 2010년까지 100대 유물을 선정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100개 유물을 통해 200만년 인류 역사를 짚어보자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대영박물관 큐레이터 100명이 4년간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2010년 1월부터 20주간 전 세계에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무려 1250만 시청자가 내려받아 들을 만큼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책 '100대 유물로 보는 세계사'는 바로 이 프로젝트의 결과물. 첫 번째 유물은 유럽 박물관에 가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이집트 미라. 그중에서 테베에서 출토된 사제 호르네지테프의 미라다. 청동기 시대를 대표하는 유물에는 '황소를 뛰어넘는 미노스 인물상', 미라와 더불어 모든 관광객들 관람 목록에 들어 있는 로제타석이 소개된다.
[이향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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