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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교통사고 없는 세상은 과연 공상일까?

Ador38 2015. 9. 8. 17:54
  • [디·퍼] 교통사고 없는 세상은 과연 공상일까? 디지털 퍼스트
    입력 2015.09.08 (10:16) | 수정 2015.09.08 (10:19) 디지털퍼스트
     
    "인류에게 교통사고가 질병이라면,
    치료약은 자율 주행 자동차다.
    치료할 수 있으면서도 방치하는 것은 잘못이다"
    돈 하워드 철학과 교수 (미국 노트르담 대학교)


    지금도 지구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길 위에서 차량 사고로 덧 없이 세상을 뜨고 있다. 비극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손실을 극히 당연한 세상 살이의 일부로 받아 들이면서 우리는 살고 있다.

    현대 문명이 가져다 준 자동차라는 편리한 교통수단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대신 그로 인한 교통사고를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지 모른다. 그렇다면 앞서 인용한 돈 하워드 교수의 말은 하나의 경종을 울리는 도발적인 문제 제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 숨지지 않아도 될 많은 인명이 안타깝게 차량사고로 이 세상을 뜨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만일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된다면 교통사고는 말 그대로 과거 야만적인 시대의 유물이 될 수 있을까? 지금 자동차 기술의 최전선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과학자들과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체로 자율주행차의 실현 가능성을 단지 시간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국제 전자제품박람회에서는 도요타, 제너럴 모터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 세계 유수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를 비롯해 미래형 콘셉트 카를 선 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끈 스타는 자율 주행차들이었다.

    벤츠 F015
    ▲ 벤츠 F015


    특히 벤츠의 F O15 'Luxury in Motion' 주변에 취재진과 관람객들이 성황을 이뤘다. 운전석과 조수석이 전방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좌석 4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어 마치 응접실을 연상케 하는 내부 구조이다. 승객들이 서로 마주보며 담소하는 사이에 차가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를 찾아간다는 꿈 같은 이야기다. 아직 완벽한 자율주행차까지는 풀어야할 과제가 많지만 벤츠는 이 분야의 선도주자이다.

    벤츠를 만드는 독일 다임러 사는 자율주행 트럭을 만들어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운행 면허를 받았다. 이미 고속도로의 장거리 주행같은 비교적 조건이 단순한 상황에서의 자율주행차 기술은 상용화에 상당히 근접한 수준이라고 한다.

     

    물론 이같은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날 완벽한 상태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 차근 기존의 차량에 접목돼 소비자들을 찾아갈 것이다. 이미 차선 유지와 전방 차량 감지 기능 등이 장착된 차들이 시중에 팔리고 있다. 한국의 현대 자동차와 대학 연구소 등에서도 자율주행 기술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라이다 센서 장착한 현대차 자율 주행차
    ▲ 라이다 센서 장착한 현대차 자율 주행차


    현대 자동차는 빛을 쏘아 주변의 지형 지물을 감지하는 '라이다 센서'를 장착한 연구용 자율 주행차를 보유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도 지능형자동차IT 연구 센터를 만들어 자율주행차 연구가 한창이다. 이 곳의 책임자는 서승우 교수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자율 주행차 분야에 뛰어 들었다. 이제 자동차는 기계 공학만의 분야가 아니라 첨단 전자 기기와 구별이 어렵다는 것이 서교수의 지론이기도 하다.

    서울대 서승우 교수
    ▲ 서울대 서승우 교수


    반신 반의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승우 교수의 낙관적 전망을 소개한다.

    "지금 지구상에 돌아다니는 비행기의 대부분은 이미 자동항법장치를 달고 다닙니다. 처음엔 사람들이 파일럿이 조종하지 않는 비행기가 어떻게 안전할 수 있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아무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철도도 이미 무인으로 다니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물론 자동차가 처한 조건이 더욱 어렵지만 10년 15년 아니 20년 뒤에는 사람이 믿고 탈 수 있는 그런 자율주행 기술이 분명히 만들어지리라고 봅니다."

    문제는 아직 한국의 경우 자율주행 연구와 기술 개발을 위한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다는 점이 지적돼야 할 것 같다. 교통 관련법규가 정비돼 있지 않아 자율 주행차로 실제 도로상 시험을 할 수가 없다. 현대 자동차의 연구용 자율주행차는 그래서 연구소 내를 벗어날 수 없는 처지다.

     

    자율주행차량의 핵심 부품인 다양한 센서 기술이 한국에는 거의 전무하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센서는 특히 내구성에서 기존 센서 보다 더욱 높은 수준을 요구한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인데 차량에 들어가는 센서는 거의 전부가 독일 등 외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있는 게 한국의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그러는 사이 산업부가 마련한 자율주행 핵심기술개발사업은 7년 동안 2천억원의 예산을 들여 센서와 전기 통신 부품 등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부품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지만 2년 째 정부 예산을 배정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자율주행자동차를 미래 자동차 산업의 성패를 좌우할 승부처로 보고 있다. 20세기 자동차 산업의 메카 미국 디트로이트 시의 포드 자동차 등은 미시건 공대 교통연구소와 손잡고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면서 자동차 도시라는 옛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M 시티
    ▲ 디트로이트 M 시티


    물론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실현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고 아직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는 미래의 정확한 모습이 무엇이 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자율주행차는 우선 차량 간 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을 강조하는 그룹과 차량 각자의 감지 장치 다시 말해 다양한 센서 기술을 통해 안전 문제를 해결하려는 그룹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여기에다 개별 차량 차원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도로와 신호등, 주변 건물 그리고 차량이 총체적으로 서로 신호를 주고 받는 ITS(I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접근법도 공존하고 있다.

    자율주행차가 현실이 되면 바뀌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겠지만 무엇보다 자동차 보험사는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전망도 나온다. 컴퓨터가 조종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사고를 낼 일이 없을 테니 말이다. 교통사고의 90% 이상이 결국 사람의 실수로 인한 것이라고 하니 아주 턱없는 전망은 아니다. 부주의나 음주 운전, 과속 등 인간적 요인에 따른 사고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술도 마시지 않고 졸음 운전도 하지 않고 주행 중 문자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을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서 운전하는 사이 눈을 감고 푹신한 의자에 기대어 즐거운 공상에 빠져 보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대한다.

    ※ 오늘(화) 밤 10시 KBS1TV [시사기획 창/특별기획 4부작] 1편. [추격 경제 한국, 전·차(電·車)를 넘어서]를 통해 더 흥미롭게 심층화된 프로그램을 볼 수 있습니다.
    디·퍼(디지털 퍼스트)는 KBS가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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