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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결혼 45주년을 핑계로

Ador38 2019. 6. 15. 12:14
  
      결혼 45주년을 핑계로 44년 전에 설레던 마음 아, 그때의 우리는 황홀하였어라 이제는, 앞 뒤 안보고 내지르던 포효보다는 나긋나긋한 정감어린 눈빛 중후한 시간이 우리를 감싸는 우린들, 감성이 이성보다 앞설 때가 왜 없었겠소만 때마다 당신께선 늘, 한 켠으로 비켜 서서 격한 바람 길을 터주곤 하였지요 그 하나만으로 알 수 있었듯, 당신은 참 지혜로워서 우리의 귀한 시간과 에너지가 불필요한 때와 곳에서 낭비하는 걸 용납하지 않은 것이 평생 고마웠어요 귀는 얇아, 늘 손해만 보면서도 마이동풍 천방지축이었어도 때마다 우러나는, 고맙고 감사하다는 표현은 아니 하였지만 마음 속으론 언제나 당신에 대한 깊은 믿음으로 살아왔음을 철늦게 고백하는 것이오 당신에게서 역지사지를 배우며, 나누며 살은 삶이었어요 그러한 연유를 내색 없이 안으로만 삭히며, 삭히며 살아내느라 속인들 성하였겠소 그런 당신께서도, 요 몇 년간은 몹쓸, 불청 친구를 달래고 어르느라, 몸도 마음도 많이 상하는 걸 보며 이제는 병원의 알콜 냄새가 왜 그리도 싫은지요 이제, 남은 바램이 있다면 때가 오면 한 날, 아니면 한 달은 넘지 않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내 먼저 가기를 소원하고 다시, 저 높이에서 만나 후손들을 내려다 보며 길을 잘못들어서는 게 보이면, 꿈 속이라도 달려와 따끔히, 회초리로 바르면서..... 당신의 모든 이상을 촌부와 자식을 위해 희생한 데 대하여 아무런 보은도 못하였음을 이 몇 톨의 글나부랭이가 무슨 소용이겠소만 춥고 어두워 먼 길 가슴 뎁히며 길 밝히는, 파릇한 불빛 하나로 품어 가려 하오 당신으로 하여 평안하고, 행복한 생이었다오 바라건데, 다음 생은 꼭, 역이 바뀐 부부로 만나, 그 아픔과 수고를 다 보듬고 싶구려 근간 우리 내외, 예측을 못하는 건강이라 굳이, 내년 봄 결혼 45주년을 핑게로 하늘에 띄우는 이 마음 당신의 가슴에 닿기나 할지, 새벽 공기가 선선하구려 18091906. 邨夫. Ador. ♬ 그리운 사람끼리 - 박인희 작사 작곡 이미지, 안개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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