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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이른 새벽, 안개비와의 해후..... 본문
오랜 세월 폐부에 담아둔 담배연기 토해 놓은 길, 걸음마다 젖어오는 이슬 방울들에게서, 오늘은 하늘이 무거워 온다. 그 하늘, 지탱하며 슬프다 한 적 없는 나무도, 잘 자라 준 이름 모를 풀이며, 꽃들도 이른 새벽 냄새까지 모두 반갑고 낯익어, 이미, 불감증에 걸린 기억들이 살아나 걸어 나온다. 오죽이나 그리웠으면, 아득한 세월 저편에서, 꿈을 타고 내려와 밤새, 머리맡 지키다 말 한번 건네주지 않는 서러움을, 가위로 눌러 깨우고서 주루루 흘러내리는 눈물의 의미, 눈시울 아프로록 고인 그리움, 예전의 안개비에 싸인 숲 길에서 기다리노라 알려 올까..... 다른 세상으로 나뉘었어도, 이리로 불러내어 지난날, 말없이 거닐며 못다한 말, 전하고 싶어서였을까..... 어쩌면, 언젠가 정해놓은 우리의 영원한 아지트인걸, 내가 잊고 있었는지도 몰라..... 그날도 이러하였지..... 짙은 안개 이는 날이면, 숲 입구쯤에 서성이며 채, 담배꺼내어 물기도 전에, 이심전심으로 홀연히 다가와 뒤로 껴안으며 놀래켰었지..... 이러한 날은, 필요하지 아니한 것이 말이라는 걸 배우며, 그냥, 게으른 걸음이 더 좋았지. 가끔, 깍지 낀 손가락 아프다고 눈 흘기는 것 말고는, 아, 안개비에 옷이 다 젖겠다고도 하였어..... 아무도 없는 이른 새벽, 같이 안개에 젖는 시간엔 우리 서로, 가슴으로만 느끼며 채우자 하였지..... 약속 같은 건 요술 같아서, 가슴에 들이지 못한다고..... 그러던 어느 날인가, 우리도, 안개비 짙은 숲의 어느 한 부분으로, 이렇게 나란히 선체로 굳었으면 좋겠다고 하였지..... 세월 지나며 그 말이, 회한으로 남을 줄은 몰랐어..... 그때는 다른 의미로 들려, 그윽이 미소만 지었는데 그때부터, 예감을 준비하는 줄은...... 사랑하고 미워하던 모든 것, 소중하면, 버려야 다시 채운다던 그 의미가, 세상 모두와의 인사였을 줄이야..... 그렇게 내가 미욱하였었어..... 이제, 그 시절의 마음과 모습이긴 틀렸지만, 정작, 떠나 보냈으면서도 혼자는 이렇게 살아 있음이 괴로워 꾹꾹 누르며 참았던 늙은 울음 오늘은, 허옇게 샌 머리풀고 실컷 울어라도 보고 싶어..... 그리고, 가슴 반쪽 떼내어 홀로 돌아가는 길 덜 외롭게 놓고 갈거야 그대 떠나고 나서도 한 동안은, 그대 향한 그리움으로 많이 아팠었다고 이 숲으로 와서 가슴에 넣어주고 싶었어..... 아픔을 나누지 못한 미욱함에 대신하지 못하였던 아픔에 그대 머물던 이 가슴 한 켠에 비어버린 몫 영원히, 지켜내지 못하였음을 비는 속죄의 마음까지..... 오랜 시간의 해후, 가슴이 왜 더 무거울까..... 바위에 새겨버린 시간 때문인가, 이 숲, 어느 한 부분으로 환생하여 지켜보고 있어서인가..... 바람 품은 햇살이 꿈틀거린다. 안개비 거두며 채근하는게 당신일지 싶어.... 다시 올께, 안녕 耽羅邨夫 Ad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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