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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숲에 내리는 비 본문

😀 Ador 빈서재

* 숲에 내리는 비

Ador38 2007. 7. 7. 16:20

    * 숲에 내리는 비

      회색인지 검은 색인지 심 굵은 연필로 그어 내리듯 하루 건너인 봄비를 반겨야 할지 관조(觀照)를 외면하여 강정처럼 꼬장한 세월 며칠씩 홍건히 적셔 부드럽게하여 적당히도 살아가라고 알려주려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참으로 질긴 인연이다 다 지우려했으나 미처 준비 못한 지우개따위 같이 아니, 어쩔수없이 내버려둔 꿈 몇 조각일지 견딜만한 통증으로 온 가슴 돌아다니는 응어리 친정언니 뵈온 듯 복받친 설음이 한꺼번에 봄비되어 내리는걸까 살아온 인생이 속절없다지만 몸뚱아리 어딘가는 쓸쓸에 절어 하얗게 소금낀지 오래어도 혹시나 하는 마음 봄비에 살림 차린 낙숫물에 가까이 얼굴대면 새생명 잉태하는 계절에서 조차 한기(寒氣)에 떠는 허연 수염그루...... 예전이, 예전이 아니게 지워져가는 기억 저편의 숲 환영(幻影) 무리들만 윙윙거리지만 머지않아 이러한 상념 마저도 까맣게 잊고, 눈섶만 껌벅이겠지 그러하여도 아파할 수 있을 때 아파하고 후회도 하며 나의 모든 것이 묻혀있는 숲만을 사랑하여야지. 안개는, 오래 머물었으면 싶다 그 속에서 겨울 지나느라 입은 상처 가지며 이파리들, 쳐내고 훑어내며 묻으리라 그리고는 머리감고 옷도 바꿔 입어야지 뽀얀솜털 수줍은 고사리 유혹이 삼삼한 숲속의 길 잔뜩 희망에 들떠 있는데 저 혼자 쓸쓸하기에는 이 봄비, 감당이나 할 수 있을까...... 0604.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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