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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나의 숲 본문

😀 Ador 빈서재

* 나의 숲

Ador38 2007. 7. 10. 21:29

    * 나의 숲

    나의 숲은 새벽에 묻혀 있습니다. 평안한 마음 어귀엔 맑은 샘이 돌돌 거리고 안개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서늘하면서 촉촉한 느낌이 나에게서 이어진 모든 인연에 둘러싸인 듯 늘 찾는 숲이어도 그때마다, 새로이 경건을 가르쳐 줍니다. 언제인가 부터 나의 가슴에게 한가지의 질문을 하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두려워하던 진실이, 답으로 보여진다면 감당할 수 있을까? 위선이, 진실보다 더 진실일려는 세상 그러나, 죽음까지 동반할 가슴이기에 그리 만드는 실체를 꺼내 보고 싶어서입니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떠나보낼 수 있는가? 설혹, 자유로이 날다 지쳐 다른 누군가의 가슴으로 머물어, 아니 돌아온다 해도....." 아- 나는 못합니다. 그리하여야 큰 가슴이라 하지만 나는, 그리는 못합니다. 살아 있는 한은, 그냥 새가슴(鳥胸)이라 조롱하여도 좋습니다. 장삼이사(張三李四)로 그냥, 이 가슴으로 살으렵니다. 좋은 벗 만나 얼큰하여 방향을 잃어도 돌아가야 할 곳이 입력되어 있는 가슴. 빵이라도 마련하러 하루를 나갔어도 문득 문득 그대로 인해 울렁이는 그래서 돌아만 가고싶은, 이러한 가슴으로 살렵니다. 일상의 무수한 사랑이라 이름 한 것들에게서, 가엾게도 나에게는 영혼이 있고 없는지를 골라줄 채가 없나봅니다. 살아 있음이 가슴에 담을 누군가의 영혼 있음이 그리고, 그 영혼을 사랑을 할 수 있음이 축복인 걸 나의 숲을 가꾸기 전엔 미처 몰랐었기에 입니다. 간장 종자기에 발 담근 멸치 눈망울이 고래눈만 하고 덜 으깬 콩메주 된장에 코 박은 고추가 파르르 떠는 끼니 걸른 누런 밥상이어도 서로를 애처로이 여기는 가슴인다면 진수성찬 부럽지 않은 젓가락 놀림으로 지긋이, 김치 포기를 눌러 찢어가게 하고 한 알이라도, 더 차지하려는 숟가락 씨름이 일상인, 그런 가난한 가슴이어도 부지런히 만족하렵니다. 이리 풍요로운 나의 숲은 맑은 샘물만으로 넘치는 가슴이게 하여 오직, 가난한 영혼 하나만을 꼿꼿이 영글어라 합니다. 오늘도 나는 또, 팔베개에 깊은 잠으로 서둘러, 나만의 숲으로 떠납니다. 혹시, 꿈길에 잘못 들어오신 이가 있다면 샘물 터 표주박에, 나가는 길을 표식으로 남겨놓겠습니다. 060601.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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