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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진달래라 부른들 어떻습니까 본문

😀 Ador 빈서재

* 진달래라 부른들 어떻습니까

Ador38 2007. 7. 12. 11:53

* 진달래라 부른들 어떻습니까

하늘님 안녕하십니까? 올해도, 반갑지는 않지만 황사에 심술보까지 데리고 겨울 지나는 봄비라는데야 내가 어쩌겠습니까? 겨우내 동장군이 얼음 울타리로 가두고 쉬임없이 바람을 보내어 그렇게 날 꼬드겨도 진물이 나게 그리운, 내 임만이야 하였겠습니까? 내려다 보시니 잘 아시겠지요? 당신께선 오래전에 첫 봄비에 온세상을 이쁘게 단장하는 꽃 먼저 피우면 님을 보내마시던 약속을 주셨습니다. 나홀로 지키는 이 계곡이 너무도 외로워서입니다. 그래서, 따스한 정 흐르는 고만고만한 이웃들과 올챙이 유희 즐겁던 개울가를, 유배 오듯 계곡으로 차마 떠나와 해발 1600 고지에서 산철쭉이되어 해마다 이계절이면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도, 오롯이 내 임 기다리는 마음 하나로 그 오랜세월을 더 붉게 피워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봄비더러..... 이제는 잊으라고 하여 오셨는지요? 하두 기가 막혀 지난해 당신이 고사시킨 억새의 핏자국에 쓰러저 있습니다. 봄비더러, 잘못 전한 건 아닌지 묻지를 못하였답니다. 힘없이 늘어진 꽃잎 주름에, 목 휘어버린 꽃술 하며 기다림으로, 평생을 늙도록이게 하고 나서야..... 좋습니다. 일편단심 순정이나, 예전의 함초롬한 모습은 아무래도 좋습니다. 다만, 한가지 나에게서, 살아야 할 유일한 이유를 앗아 갔음임은 아시는지요? 그러고도 계절은 알려야 한다고 꽃 먼저 피워 온 산을 울긋불긋 봄채비 하고 이 봄비에 이파리를 준비 하라시면, 그리 하라시면..... 하늘님, 이제는 당신이 하는 일, 아니 따르렵니다. 이파리와 꽃, 어느 걸 먼저 틔울지 아니, 꽃은 꼭 피워야는지를 내가 정하렵니다. 가을에서 빠저나와, 네계절을 꽃피우는 코스모스의 아픈사연을 모르고 평소, 지조없는 변절의꽃이라 몰아세웠지만 하늘님이 그렇게 버리시는데야, 나도 그러할지 곰곰한 생각을, 이 봄비에 흠뻑 맞도록 해 보아야겠습니다...... 0704.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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