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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조(觀照)의 의미를..... 본문

😀 Ador 빈서재

* 관조(觀照)의 의미를.....

Ador38 2007. 7. 12. 14:03

      * 관조(觀照)의 의미를.....
      
      그렇게 소망하던 봄도, 겨울 잠만 깨우고는 
      예전 다르게, 일찍 여름을 불러들였나 봅니다
      내리는 비도 차가움이 가시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잠깐 봄기운으로 느껴지는 걸 보면
      아마, 서로는 통정(通情)하나 봅니다
      나에게서 모든 걸 도맡아 하던 눈이, 이제는 
      뿌옇게 흐립니다. 
      백내장이라고..... 
      그뿐이 아니랍니다
      나머지 부품들도, 병원을 친구 삼을 나이랍니다
      그런데 병원을 친구 삼을 생각은 없습니다
      차차, 눈이 필요가 없어지려합니다
      거울 속의 초점 잃은 눈이 싫습니다
      호랑이 눈은 못되어도
      독수리 눈은 못되어도
      높이 떠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 안하던
      바람처럼 내달으며 
      단 1초도 쉬지 않으려던 세월에 닳고 닳았으니
      이제 쉴 때도 되었지요
      할 수 없지요
      몇해 전이라면, 하늘이 무너지는 충격이어야는데 
      참으로 이상하기도 합니다
      이 목숨을 이루고 있는 것들이 
      하나씩, 다하여 가는 현실이
      마땅하다고 받아들여지니 말입니다
      이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이어주는 기능만이라도
      놓아버리지 않기만, 조금 더 바랄뿐입니다
      눈으로 보이질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고
      눈과 비슷하여 가는 귀도
      나를 필요로 하는 이의 
      조금 큰소리로 말하는 수고밖에 더 끼치겠습니까
      그동안, 내안에 가두려고 
      허황된 것들을 찾느라 혹사시켰는데
      이제는 눈섭만 껌벅여 주어도 좋겠지요
      보지 말아야할 것들
      보아선 안될 것들
      그 와중에도 내것을 탐(貪)하여 온 
      인과응보(因果應報)겠지요
      빗소리가 제법입니다
      오늘은 
      바람도 간간히 섞여 기운차게 유리창을 두드립니다
      계절이 바뀜을 알리는게지요
      그렇습니다 
      모든 건 가고, 새로운 게 오나봅니다
      자연의 이치입니다
      저기, 비탈의 응달에 피어 비를 맞고 있는
      분재처럼의 기묘한 형상인 
      진달래 몇그루 보다도  못한 미물(微物)임을 
      새삼 느껴 아픕니다
      우리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저 진달래에게는 누가, 물어나 보았겠는지요.....
      영원히 머무르는건 없음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희망이나 사랑도 앗아가겠지요
      머리는 희어가도, 마음은 더 붉어갑니다
      피는 식어가도, 눈물은 뜨거워갑니다
      세월은 얼마 후면 이들도 모두 앗아가겠지요
      그러고 보니 세월은
      주는 것보다 앗아가는게 더 많은가 봅니다
      앗아간다고, 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몸을 가누지 못할만큼의 절망, 눈물이나 아픔
      차마, 기억에 놔두고 싶지 않은 것들은 좋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 중에도 
      꼭, 오래 놔두었으면 하는 것도 있습니다
      탯줄 끊고서 세상에 알리는 새생명의 울음
      긴 병석에서 자리털고 일어나는 해맑은 미소
      제 짝의 팔을 끼고 
      나란히 들어오는 웨딩드레스입은 딸아이의 모습
      합격을 알리는 전보를 전하여 주던 
      집배원의 환한 미소
      빚으로 나라가 넘어간다고 하여
      말쟁이, 글쟁이처럼 시끄러운 위선보다도
      마땅히 그러하여야 한다는 민초(民草)여서
      장롱 깊숙히서 누런 반지를 찾아꺼내던 결연한 의지
      방 두개인 집, 겨우 장만하고도 
      어둠 속에서 어깨로 울던 아내의 야윈 등짝
      차마 떠나지 못하고 손을 못 놓는 
      이승의 이별등.....
      이러한 모습들은 아니 지워졌으면 합니다
      세월은 묵묵히 
      제 할 일은 빠뜨리질 않나 봅니다
      불행중 다행이게
      세월도, 제 임무를 잊는 실수도 하여 
      불행 가운데로 떨어지는 행운도 있을 법한데.....
      그런데, 맑은 글이 생각나는군요
      마무리를 대신하겠답니다
      서로에게 무심해지는 건
      그때까지는, 더 채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며
      미운사람 떡하나 더 준다고
      조심히 챙기며 준비하여 가면 
      어느새,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보게됩니다
      이성에게만이 아니라, 누구에게이든
      받으려만 말고, 기다리지만 말고
      먼저 다가서고
      먼저 주려는 생각을 하는게
      큰 사랑의 시작이라고
      꼭 그리하여야 세상이 밝아진다 합니다
      꼭 그리하여야
      이러한 기억들로 가슴을 덥혀
      춥고 외로운 먼길이 포근하다 합니다
      먼저, 세상 다녀가신 님들의 가르침을 
      다시 새겨 보았습니다
      0705.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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