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 사랑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하여..... 인생에 있어, 희열과 절망의 양극을 하나로 품는 대상은 무엇일까. 온전히 청춘의 열정만으로 시작하는 것. 태어나 처음으로, 이성에 눈을 뜨는 일...... 사랑이란 단어를 알고 "괴다"의 의미를 알기까지를 봄날이라면, 어느날, 벌떼에 쏘인 듯 홍역을 앓다가, 그, 괴는 마음을 받쳐주던 시간이 허물어지고, 하 많은 이별의 노랫말처럼, 원치 않는 사람에게로 떠나 보내야 하는 제 5의 계절이 있음도 알게 되었다. 폭풍우와 해일은, 왜 여름이어야 하는가. 사느라, 한동안은 잊기도 하지만, 잊은 것처럼 살기도 하지만, 남모르는 비밀로 간직한 설레임..... 처음으로 분홍을 풀아놓은 순백의 가슴에, 한번 각인된 시절은 언제나 되살아나 탁한 영혼을 정화시켜준다. 그러니까, 슬픈 노래가 좋아지는 계절이면 추억하는 일이 꼭, 슬픈 것만은 아니란 걸 알게 된다. 늦 가을 오후의 스산한 햇살이 열정을 잃었어도, 살아는 있고 추억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독으로, 아니면 약으로도 간직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룰 수 없었기에, 더 소중히 갈무리하여 이제, 그 괴는 것도 토닥토닥 달래는 친숙의 기교를 배워주었다. 새삼, 그리움에 밤을 샌다는 게 아니다. 오래도록 그리하여 왔으니, 이제는 그시간과도 용서와 화해로, 은은한 향기로 친숙하여 진다는 말이다. 젊음이나 청춘이란 단어가, 내 인생의 무성한 잎이고 꽃이었다면, 어차피, 내가 거두어야 하는 중,장년에 이르면 이러한 과정을 디디며 건느느라 상처나고 아물은, 흉하고 못생긴 것, 고웁고 탐스런 열매들에게서 교훈을 새기어 보다 삶의 가치가 소중하여 가고, 못내 아쉬워도, 감성은 영원히 이성을 이길 수 없다는 관조의 의미를 깨우치다 보면 어느덧, 늦가을 쯤에서 중후한 인생이어 간다. 또, 이러한 것들이 모여, 지금까지의 내가 사라지고 다른 모습으로 내가 존재하는 걸, 어느새 옆으로 비켜나와 조용히 지켜보는 여유도 생기고, 몸을 왜소하여가도 가슴 안은, 잘 다져진 들판으로 훌쩍 넓어졌음도 본다 이 지금, 어느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것이 이 뿐이랴..... 만 지워지고 잊혀지는 삶의 편린들 중에 그래도, 유일하게 말똥말똥 살아남은 사랑에 대한 추억은, 다행히, 영원한 청춘으로 살아 있고 그에 대한 애틋함으로 그 가슴 뛰던 시간을 언제나 불러내어 안타까움이나 설레임의 향기에 싸여 살아갈 또 하나의 동반이 되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나..... 인생의 모두를 섭렵하여 깨우친 양 허울을 늘어 놓는 고루한 어느 인생의 주인은, 한사코, 감성과 이성은 서로를 이기려 말고 한 몸이기를 바라는 마음인 건 어쩔 수가 없나보다. 조금은, 저리며 쓸쓸하여와도, 그 쓸쓸함마저도 품어 안으며 사랑할 수 있을 때, 푸르른 계절일 때, 마음껏 사랑하자, 무정한 세월이 앗아가기 전에, 사랑이란 뜻말이, 가슴에서 지워지기 전에..... 추억의 긴 그림자를 반추하는 세월 앞에 서 있다 하여도 언제나 시작이면서도 마지막일 것처럼, 열심히 사랑하며 살아가자고 되뇌이면서도 아직도, 사랑에 대하여는 자문하여지는 스스로가 그저, 부끄러울 뿐..... 누구나의 가슴에 영원하다 믿는 이것, 오직 사랑만이 하는 일..... 0705. 邨 夫 Ador.

* Valse D'ete (지난 여름의 왈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