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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 단 한 사람에게

Ador38 2007. 8. 1. 10:32

    
    * 단 한 사람에게
    
    
    안개속의 미망(迷妄)
    장마라도 오래이길 바랬는데
    마침, 고운 음악이 불러내길래 용기를 내었습니다 
    슬픔을 잔뜩 머금은, 까맣고 하얀 건반(鍵盤) 
    열 손가락으로는 믿기지 않는 
    두, 세 옥타브를 오가는 찰나마다 현란(眩亂)한 춤 
    장중(壯重)과 미세(微細)를 엮는 선율(旋律)의 흐느낌이 
    한 사람만을 위(爲)한 세레나데이지 못한 슬픔을
    이 지금, 같은 심사로 
    처절(悽絶)한 나락에 서 있는 혼(魂) 하나와 
    서로를 위무(慰撫)하고 있습니다 
    보내면 화답(和答)하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에 굳은 사람이라 
    아니 오는 화답(和答)만 
    염천(炎天) 길바닥에 앉아 기다리는 한심한 모습
    그리움이나 기다림은 하염없어도
    누가 무어랄 사람은 없으니 놓아두려 하였습니다 
    벌써 연주를 마친 G 음이, 기다림에서 일어나라는군요 
    그렇지만 사모(思慕)라는 이름에는 결코 
    욕(辱)되게 하였거나
    천박(淺薄)한 사념(邪念)은 아니었다는 것만은 놓아두렵니다 
    정열과 환희의 계절
    우리에게는 복더위뿐인가 봅니다
    우리에게서 돌아눕는 걸 지켜 보아야 만 합니다
    이제 가을로 가는 이 길.....
    많이 걸은 사람과 오래 걸은 사람 모두
    가을에 앉아 잠시 고르는 숨이면
    다시 겨울이 찾아와 알려줄 계절의 끝입니다
    그러고나면 단 한사람에게일 망정 
    우리는 이제
    남김없이 허물어져 어둠 깊이 묻혀가야겠기에 말입니다
    0708.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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