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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으악새의 가을 본문
* 으악새의 가을 억새가 어디, 부드러운 이미지입니까 꽃은 어떻구요 하늘 보며 바로 피지도 못하고 한 달음에 달려오실 것만 같은 환영(幻影)에 어서 오라 손짓하며 피어나지요 잎새는 어떻구요 그리움을 이겨내느라 평생을 흘린 피멍든 자욱들을요 뿌리를 보세요 소소한 나무보다는, 더 깊이 땅을 움켜쥐고 있지요 다시는 떠나지 않으려구요 하얀 마음만으로 사랑을 하였고 오직, 그 순결만으로 기다리다 빠알갛게 숨져갔습니다 그래서, 저만치도 오지 못하게 베이면 빠알간 피가 나는 톱날 선 잎새까지 달고 환생(還生)하였답니다 하 많은 이름 두고 이름마저도 서러운 으악새지만 하나뿐인 님을 향한 마음은 다시 태어나도 거짓 없는 하얀 마음 그대로랍니다 기다림은 차마 못 할 일입니다 제 몸 갉으며 피멍 든채 말라가는 일 누가, 어느 누가 이별을 꾸미고 눈물을 만드는지요 해마다 가을이면 입들을 꼭 다물어, 아무도 대답을 아니 합니다 눈물 찍어 바른 거짓마음이어도 오래 잊고 있어 미안하다고 삭정이가 되도록 너무 미안하다고 홀연히 별똥별로 떨어저 가슴 으스러지도록 껴안아주면 아니 되겠는지요 이 가을밤만이라도..... 0709.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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