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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다섯 본문

😀 Ador 빈서재

* 가을 다섯

Ador38 2007. 9. 23. 15:51


       * 가을 다섯
       
      세월에 쫓기며 맞는 가을은
      과거(過去)에 연연하여 추억만 불러내어지는가 봅니다
      이제는, 원수(怨讐) 삼는 일 없는 시대여서
      가장 어려운 일을 꼽으라면, 아마도
      "일부러 잊으려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모든 환영(幻影)들이 순수(純粹)하여지는 가을에
      더 맑은 눈물 속에 담가 추스르며 
      낙엽을 따라 보내는 일 말입니다 
      추억(追憶)은
      아프는 과정이 필연(必然)인가 봅니다
      님을 향한 마음 하나밖에 가진 게 없어
      용기도 없었기에 수줍은 미소만으로 앓다가 
      석류처럼 익은 열정(熱情)을 짓이기고 
      새벽이 이슥하도록
      서늘한 가을 바람을 향하여 
      눈을 감고 흘렸던 눈물이 삼삼하여 옵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렀어도
      조상님 괴는 일과 더불어 순수에 싸인 영역(領域)이기에
      숨을 쉴 때마다, 성대(聲帶) 어느 쯤에
      가을 들녘의 억새로 피어
      이 지금도 
      그 하나로 
      온 가슴을 돌아다니며 마구 베인 흔적(痕迹)
      가을이면
      차마, 못다 한 말로 살아나 저려옵니다
      그러고 보니 온통 가을입니다
      가을 내음이 너무 좋습니다
      가을이면
      나도 한때
      바람에 전하고 싶었던 말, 있었습니다
      누군들, 추억(追憶)하나 없었겠습니까
      한때의 화두(話頭)였지요
      추억(追憶)을 지우는 일
      그러나
      살아생전(生前)엔, 그리는 못하는 일.....
      0709.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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