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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어머니Ⅱ 본문
* 어머니 Ⅱ
팔순도 다 저문 안 마당 모퉁이
먼먼 할아버지 심은 팽나무처럼
앞마당 가득, 어깨 겨룰 나무 되어라
호호 불며 키우던 시절을 날마다 생각하시는지도 몰라
팔순도 다 저문 거리
오가는 사람들 틈에 손 그늘 없이도 한눈에 알아보리라
그렇게 아름 쓸며 키운 세월이 눈물에 흐려
길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이제는, 아예 지우셨는지도 몰라
팔순도 다 저문 잠자리
이제는 회초리도 들지 못하는 꿈 자락 끝을 베고
그리 배웠더냐, 처진 어깨에 고개도 숙이라 가르쳤더냐
이뻐하신 조상님에게서 밤마다, 꾸중 들으시고 계실지도 몰라
팔순도 다 저문 집 어귀 붙들고
언제 부를지 모르는 염라대왕에게
다시 돌아가서 든든히 키워놓고 오게 하여 주십사, 빌고 빌은 세월
온 가슴에 소금으로 돋아난 걸, 영원히 감추고 사시는지도 몰라
팔순도 다 저문 꿈자리
황량한 들판에 홀로, 마음 기댈 나무 없이 오직, 홀로
자라다 만, 삭은 가지 어루만지며
잎새야 돋아나라, 희망아 피어나라 밤마다 가슴으로 뎁히시는지도 몰라
팔순도 다 저문 눈엔, 이순 넘은 나무도 여리디여려
왜 그리 살았느냐
왜 그리 살았더냐
평생을 팽나무 아래 시름으로 흐르는 어머니의 강
아 - 어머니
1403. 서귀포 어머님 뵙고 돌아온 날. 邨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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