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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가 결국 우리를 구속한다

Ador38 2014. 12. 20. 16:53

빅데이터가 결국 우리를 구속한다

매일경제 | 2014.12.19 16:39

 

지난해 4월 15일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결승선 근처에서 폭탄이 터져 3명이 숨지고 144명이 다쳤다. 폭탄은 압력솥을 개조해 만든 사제였다. 미국 수사당국이 범인 색출에 나섰다. '빅데이터' 수사기법을 동원했다. 보스턴 마라톤 행사장 근처 이동통신 기지국 로그 기록과 주변 사무실, 주유소, 아웃렛 등의 감시카메라 화면 600여 개, 청중의 휴대폰 카메라 등에서 수집한 10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덕분에 사건 발생 3일 만에 피의자를 찾아냈다.

 

오사마 빈라덴이 미국 해병대원에게 사살된 원인은 새로 산 아이폰 탓이란 우스갯소리도 있다. 그가 애플리케이션을 새로 깔면서 위치 이동 정보 제공에 동의한다는 확인 버튼을 눌렀다가 은신처를 들키게 됐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선 때 유권자 성향 등을 비롯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선거 승리를 이끌어냈다. 갑남을녀들의 소비 정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카드 회사 서버에 차곡차곡 쌓인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이용자들은 자신의 메시지가 감시당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인문과 미디어 분야 전문 저술가인 저자는 빅데이터 기술의 향방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보기술(IT)에 기반을 둔 국가 권력 혹은 '통제사회'가 최근 들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취지에서다. 지금은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언젠가는 존엄성을 침해하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저자는 "'검색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만한 빅데이터 세계관에 맞서 개개인이 '검색되지 않을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밝혔다. 은연중에 검색·생성하는 데이터가 인간에게 더 이상 족쇄가 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얘기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빅데이터는 기존 기술로는 분석이 어려워서 서버 용량만 차지하는 쓸모없는 정보에 불과했다. 하지만 기술 발달로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빅데이터에서 추출한 결과물이 무척 유용해졌다.

 

하지만 빅데이터 기법은 현대인의 삶이 제한된 패턴을 반복하는 쳇바퀴라고 가정하고, 집단적 행동 능력 범위는 예측 가능한 수준을 넘지 않을거라 자신한다. 빅데이터로 파생된 비즈니스의 세계에선 마케팅과 감시가 분리되지 않는다.

 

 

저자는 애플 아이워치나 삼성 갤럭시기어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두고 "신체가 빅데이터에 포박되는 것"이라고 봤다. 심장 위 대장 췌장 등 장기의 정보가 중앙 서버에 전송되고, 이들 장기는 사용자의 무의식 속에 독립적인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인터넷은 인간의 시간을 빨아들인다. 페이스북의 경우 한국의 실사용자 수와 체류 시간을 곱한 누적 시간이 매월 무려 1만3000년에 달한다. 유튜브 비디오 조회에는 전 세계에서 매달 68만년의 누적 시간이 사용된다.

 

인터넷과 네트워크는 인간의 소비 행태도 바꿔놓는다. 요즘 사람들은 실제로 몸을 움직여 경험하는 것보다 검색과 다운로드를 되풀이하는 데 바쁘다. 예컨대 애플 아이클라우드의 기본 저장용량은 5기가바이트다. 5분짜리 MP3 파일을 채운다면 1000곡가량 넣을 수 있다. 이걸 다 들으려면 80시간 이상 필요하다.

 

저자는 묻고 답한다. "당신은 이 음악을 모두 감상할 시간이 있는가? 데이터를 저장해놓기만 하는 소비라면, MP3 파일이 100곡이든 100만곡이든 실제 음악이 아니라 '(소비할)가능성'에 지나지 않게 된다. 나중엔 어떤 '가능성'을 모아뒀는지 잊어버리기도 쉽다. 오늘날의 소비가 체험이 아닌 망각에 비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저자는 이러한 디지털 세계가 만들어낸 인간형을 '호모익스펙트롤'이라 정의했다. 충분히 예상(expectation) 가능하며 통제(control)될 수 있는 존재라는 뜻이다. 시스템 운영 원리에 자발적으로 순응할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패턴이 선명하게 추출되는 인간형들이다. 그는 인간 존엄성 회복을 위해선 빅데이터에 포박된 인간과 사회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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