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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경(四更)에 대학로를 걷다 본문

😀 Ador 빈서재

사경(四更)에 대학로를 걷다

Ador38 2016. 10. 22. 06:12
  
사경(四更)에 대학로를 걷다    
가로등이 지키는 대학로는 조용합니다
한낮의 축제는 어둠이 데려가고
플라타너스 낙엽들이 
소곤소곤, 그들만의 축제 중인가 봅니다
모처럼 고른 숨소리에
잠시, 병실을 나와 하늘을 봅니다
묵묵한 40여 년이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으면
신음 한 번 없이 눈을 꼬옥 감고 있는지 
누더기 깁듯 희생으로 기워온, 당신
그 이름의 무게를 아프게 가늠해 봅니다
스무하루 하현달이
미어진 가슴을 삭은 가지 끝에 걸어 놓은 것 같아
나도 모르게, 플라타너스 낙엽을 주워들고
가만히 가슴에 대고 눈을 감았습니다
더는, 아프지 말고 
함께 늙어 주면 다 용서하겠다는, 그 끈적한 오열이
왜 다시 살아나, 이 시각마저 따라 나왔는지
여명에 안기려던 별들이
와르르, 현기증인 듯 바닥에 주저앉힙니다
2016.10. 22. 邨夫.
11.12. 수정.
♬ Forever - Steve Rai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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