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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남은 봄, 당신에게 남깁니다

Ador38 2017. 5. 28. 12:12
남은 봄, 당신에게 남깁니다 
봄에서 
사랑을 캐온지도 수십 년은 더 되는 것 같군요
동장군을 녹이고
새 생명을 움 틔우는 걸 보며
올해는, 만개한 산벚꽃 보며, 그대인 양 
환희의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사나흘, 비 돌풍 업은 빗자루질 하듯이에 허망하였지요
주섬주섬 남은 눈망울로
새초롬히 피다 힘없이 지는 벚꽃을 얼굴로 받으면서도
이제는 환희의 봄을 그릴 수가 없네요
하얀 도화지 펼쳐놓은 시름이
비운다고 다 비웠다지만, 무언가로 목이 메어
월요일엔, 또
일산암센타를 가야 해서 지금부터 잠을 자둬야 합니다
이러한 주제  꼴이면서 봄의 안부라니
그도 속상합니다
얼마의 거리에서 들리는 소쩍새 울음도, 이젠
지 짝을 찾아도, 못 찾아도 무슨 상관이랴
그리 보내는 이 봄에게도 미안만 합니다
남은 시간도
예전 처럼 줄담배 피워 물고 또, 이렇게 밤을 새우며
받을 사람 없는 편지를 쓰고, 또 쓰다가 종국엔
나에게 보내고 나서
하루 쯤 지난 이른 새벽, 그리움만 남은 그 봄 언저리에서
마치 회신인양, 추억더러 읽게하며 
허연수염 비친 거울에 곁눈질로
세상 모든 그리움의 속성이 이러하였다고 눈물 훔치며, 훔치며
혼자 앓다 떠난 봄이겠습니다
2017. 봄. 邨夫 Ador.
♬ missing you - Ernesto Cortaz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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