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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가을만 청춘

Ador38 2019. 9. 7. 16:31

가을만 청춘
가을이면 살아난다
다 잊으려 했던 것들이 살아난다
단순해지려던 마음이
엉킨 그물 끌어올리듯 서글퍼 온다
사라진 공간은
햇살 한 줌에도 해후의 그림자로 어른거리고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에
풋풋한 오솔길 동행이 천천히 따라온다
품어주던 수분이 없어져 버린 야윈 추억
주검 하나를 본다
한때는, 물관 가득 엽록소를 전신으로 보냈을
거침 없이 저 푸른 창공을 휘어잡았을
가슴이 아리다
가을이다
한여름을 불태우고도 절정인, 배롱나무꽃을 본다
가로등 조명 아래
진한 분홍과 하얀 머플러를 휘두르고
아직도 청춘을 뽐낸다
양재천 둑길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자정이 되면 혹시라도 밤의 요정이
잎새에 가린 저 달까지 길을 열어줄 것만 같다
마음이 설렌다
설렌다 이 밤 아니면 다시는 없을
영영, 이 밤으로 돌아오지 못한다 하여도
이 길을 따라 오르면
아... 무르지 못하는 시간을 만나면
201909. 伴步 Ador.
♬ Besame Mucho - Giovanni Marr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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