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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가을이군요

Ador38 2019. 9. 16. 07:59

 

가을이군요
Ⅰ
동안에도 무고하시겠지요
세월이 우리 사이에 이렇게 길게 누워 있는데
새삼스러운 궁금도
아문 일, 덧나는 일도, 이젠 싫어지는 나이인가 보오 
이제 곧, 가을이 익으면
잎새들은 몫을 다하였다고 기쁜 마음으로 윤회의 길을 떠나겠지요
이 하나에서도 생각이 멈추는군요
생명이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비슷한 궤적이네요
치열한 삶이다가 어느 시기에 이르면
아무것 다 세월 앞에 고분이 내려놓아야 한다는
Ⅱ
우리, 서로 너무 많은 걸 앗으려만 하였어요
앗아가지 말고 함께 하려고만 하였어도
아니, 늘 하던
쉬운 말, 따뜻한 음성으로
꼭, 필요한 시간에 토닥여주지 않았는 건 어떻구요
참, 우습지요
외줄 위에서 온갖 재주를 피우는 광대를 생각합니다
인고의 세월은 또 얼마였을까를 생각합니다
우리, 서로
이제 그만 하자며 나눈 이별도 아닌데
사랑 하나 올곧게 건사하지도 못한 우리가.....
Ⅲ
우리 인생에
그 하찮은 자존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짓을 하였는지
아직도, 허망한 꿈으로 어지르는 미망에게 묻곤 하오
어려서는
먼 훗날이라 부르던 그 지점이 멀지 않은 곳에 버티고 섰는데
다행히, 나란히 세상 떠나지면
아무 곳에서나 바라볼 수 있는 하늘에, 나란한 별로 떠 있자 한
그 못 지킨 약속이 아직도 서성인다오.
추억의 뿌리에서
한 모금씩 물관으로 끌어올린 청춘에서
그대가 천국인 줄도 모르고 철부지처럼 굴었던 어리석음을 본다오 
Ⅳ 
한 해 한 번의 안부
부끄러운 회한으로 안녕을 대신하는구려
아름다운 겉모습은
모두에게 아름다운, 꽃이 피는 기간만이지만
나의 아름다움은
세월에 익어 갈수록, 가슴 깊이에서부터 뜨거운 눈물로
어리석음을 씻어주는 사람이었다고
己亥年 秋. 伴步 Ador.
♬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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