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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내 젊은 날의 향기Ⅰ 본문

😀 Ador 빈서재

** 내 젊은 날의 향기Ⅰ

Ador38 2012. 7. 1. 09:31


* 내 젊은 날의 향기 Ⅰ 

                                      허순성

 



      라일락 꽃향기를, 나는
      언제부터 좋아했는지
      내 그리움의 뿌리와 연리지로 한몸이었는지
      구르몽이 낳은 시몽과 가을을 거닐고
      마리아 릴케가 준 젊은 시인에 주는 충고나 
      이루지 못하는 사랑이 키우는 고독을 배우며
      푸시킨의 삶에서 처절한 인내와 
      따스한 희망을 들였을 때부터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겨울 산 머리에 두른 
      흰 수건을 벗기느라 용쓰는 봄바람이 
      큰 강을 깨우며 불어와 
      사랑하는 여인이 꿈길 오가던 
      여드름 무성한 여름밤이었는지
      그리워하는 것만으로 날을 밝히고
      으스름 저녁 오솔길을 거닐다 
      청보리밭에서 우는 암꿩 울음에
      비 고인 길바닥에 
      풀석, 주저앉았던 때부터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의 언덕도 다 내려와 가는 지금
      무언지 모르는 것들이 가슴 둥지에서 뒤척이고
      이제는 들리지도 않는 청보리밭의 꿩 울음소리와 
      아련한 그 향기가 무언지 안다는 기억이
      라일락 꽃을 꺾어와, 오늘이란 꽃병에 꽂았습니다 
      그리고, 오래만에 
      뿌옇게 흐린 거울 앞에서 백발에게 묻고 있었습니다
      칭칭 감은 담쟁이넝쿨 하나 걷어내는데
      기어이, 평생 걸리더냐고.....
      11061206. 冬邨.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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