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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국은 피었는데 본문

😀 Ador 빈서재

가을 들국은 피었는데

Ador38 2013. 11. 18. 10:57
* 가을 들국은 피었는데        
 
한 해 동안
꾸욱꾹 눌러 참아온 그리움 
이 계절에 한 번 
원(怨) 없이
하얗게 하얗게 피워내면 그뿐 
배부른 가슴에 
한 장의 사진으로 가두고는
나를, 다 아는 체 마라 
그리움에 절은 가슴은 
갈래갈래 찢긴 꽃잎
한(恨)의 눈물로 피워내는 걸 알리니 
달 없이도 
하늘 맑은 가을밤
바람의 정령(精靈)이 지휘하는
하얀 물결의 향연
별빛과 풀벌레의 코러스에
더 이상 가늘어질 수 없는 긴 목으로
꿈속 헤매이듯 추어내는 
무심(無心)의 넋이여 
1010. 울산에서. 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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