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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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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첫눈 오는 날

Ador38 2013. 12. 21. 23:48

* 첫눈 오는 날 첫눈 내리면 만나자 약속을 받아놓던 시절 있었지요 아름다웠던 시절이 이 밤에 눈으로 내립니다 처음으로, 고운 인연에 울던 날 있었지요 어렵게 열은 마음 틈새로 동백꽃 보내고 기다리다 지칠 무렵 밤을 새워 웅웅거리는 전봇대 울음을 보내왔지요 고요하던 뜰 안을 돌아다니는 소용돌이 더는 가둘 수 없는 그리움의 속울음이라 하였지요 그러나, 마음보다 늦는 세월걸음 반도 넘게 희어버린 굳어버린 마음 탓이라고는 말 안 하였지요 다만, 그 자리 가만히 서 있으마 하여온 기별 삼켜버린, 가시같은 세월을 토해낼 수 없어 울었지요 눈 내리는 밤 촛불 하나 몸은 다 녹아지고 심지만 남은 서글픔이 또, 아려옵니다 올해도, 첫눈은 벌써 오고 그날도 함께 녹아 시린 밤 추억을 지우기엔 눈이 너무 곱습니다 다음에, 차나 한잔 하자는 헛약속 비슷한 거라도 머리맡에 두고 잠들고 싶은 밤 포근히 쌓이는 하얀 눈이 밤새 시름일 것만 같습니다 1312.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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