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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쇠소깍 가는 길 본문

😀 Ador 빈서재

* 쇠소깍 가는 길

Ador38 2014. 2. 5. 14:58

쇠소깍 가는 길
왕벚나무꽃 
하얗게 옷 갈아입던 날
꽃집 아가씨 골라준 튤립꽃다발 들고
가슴 설레이는 길 나섰네
길은 멀어 
봄 지나고 
개울은 물 불어 가던 길 지워버렸네
안갯속 헤매이다 문득 돌아보니, 가을
함께 걷던 세월은 저 혼자 가버렸는데 
갑자기, 쇠소깍이 왜 그리울까
한라의 남쪽 땅끝 
투명한 옥빛 샘물, 햇살이 간질이면
천 년을 노래하는 바람이 향기로워라
어둠 이슥하면, 그에 반한 
지귀도(地歸島) 지키던 먼바다가 찾아와 몸을 푼다지
무엇보다, 조왕(竈王)할멈이 
오방지신(五方之神) 다섯 아들 거느리며
온 마을이 빌고 빌은 애환 토닥여 주는
어머니 품 안 같은 곳
진눈깨비 막아서도
소곤소곤 속삭이는 추억에 나선 걸음
아, 나는 보고야 말았네
길바닥에 팽개쳐진 빠알간 튤립 꽃다발.....
누가 버렸을까
머리가 시켰을까
가슴이 시켰을까 
1203.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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