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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떠나는 봄에게 본문

😀 Ador 빈서재

* 떠나는 봄에게

Ador38 2014. 4. 25. 15:10
        
        * 떠나는 봄에게
        
        Ⅰ
        덥다 지금이 4월인데
        당신의 뜨거운 열기 때문인가
        바람도 그렇고 그늘이 그렇다
        떠나는 걸 하도 많이 보아온 삶이라
        오늘내일 떠날 것 같은 당신에게 짐 하나 부치자
        Ⅱ
        오늘은 민망한 말도 보내야겠다
        어느 종(種)은
        발가벗고 목욕을 같이하면 잠근 마음을 연다
        비밀일 것도 없는 것들을 보고, 보여지기 때문에
        죽마고우 다음으로 서열을 놓기도 하지
        인연에는 숙명도 있다
        오늘이 따뜻하고, 살가운 바람만 불진 않을 것이다
        본의든 아니든, 서로에게 섭섭함도 줄 것이고
        상처도 받을 것이다
        너무 미워서 그곳을 향하여는 오줌도 안 누려고도 할 것이다
        Ⅲ
        허지만
        눈 오면, 겨우내 눈물 별 뜨고
        초승달 꼬리 붙잡고 가을에서 봄까지 맨발로 걸어온 마음이라면
        부정보다는 긍정의 힘을 더 키워 가슴에 너른 방 하나 만들자 해라
        보채고, 짜증 부리고....
        그런저런 것들을 가두기 위한 방
        이러한 숙명의 방
        Ⅳ
        난, 그러고 있다
        하루를 지나며
        밖에 아이를 내보내고, 돌아올 시간이 지나 기다리는 초조처럼
        어디를 가도 누군가의 빈자리가 보여야 하고
        맛있는 걸 보아도 함께 먹지 못함을 아파하는
        이러한 마음을, 이렇게 공들인 시간을
        훗날, 가슴 시릴 일 생기면 덮어버리게 열심히 쌓아가자고 
        Ⅴ
        난, 끝까지 너를 보듬을 것이다
        너 또한 내 마음 같기를 바라고 또, 믿겠다
        당신 손가락이 세 개라면, 나까지 넣어서 네 개였으면 한다
        깨물어 아프는 당신 손가락이고 싶다
        우리, 소풍 마름하는 날까지
        그러자
        꼭, 그러자
        1404.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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