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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니 숲의 가을 본문

😀 Ador 빈서재

사려니 숲의 가을

Ador38 2014. 11. 4. 12:38

사려니 숲의 가을 붉어 우는 산허리가 기어코, 날 부르던 날 비 그친 사려니 숲은 아늑했다 한차례, 사려니 돌며 잎에 고인 빗물을 떨군 바람은 바람 까마귀 따라갔는지 고요한 그늘이 깊다 정령(精靈)이 열어주는 시간속으로 가는 가슴이 묵직이 차오르는 눈시울에 아파 문득, 발걸음 소리에 놀라 돌아보면 환히 웃는 하얀 햇살 뒤에 낯익은 계절이 초라히 서 있다 단숨에 하늘로 오를 기세이던 칡넝쿨도 구름을 두루마리 삼아도 다 못 쓴 풋풋한 그리움도 시간의 화석으로 솔가지마다 걸려 있고 "버건디" 빛깔 고운 송이 길따라 늘어서는 아집(我執)의 푸른 이끼들이 가슴을 죄어온다 지팡이 고쳐 쥐고 앉아 고개 젖히면 하얗게 하늘이 차오른다 어느 세월에 웃었을까, 울었을까 잎새에 머물은 햇살처럼 홀연히 가버리는 세월 바람이 인다 시공을 넘나드는 바람소리 가을 떠나면 사려니 겨울잠 얼마나 깊을까 201411.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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