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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장년의 가을 동화

Ador38 2015. 3. 8. 17:33



장년의 가을 동화

이제사 말이지만
그대와 난, 약속 같은 것도 없이
강 건너에서 서로를 향하여 서성이기만 하였어
검푸르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기만 한거지
가끔은 열정으로 하얀 포말도 일었지만 
처음 부터 다시 흐르기엔 
거슬러 가 흘러올 수 없음도 잘 알고 있었지
건느기엔, 멀지도 넓지도 않은 폭이지만
애초부터 조심스러웠나 모르지만
머릴 다듬은 날은, 마치
같이 자다 일어나 미용실을 다녀온 일상처럼 느꼈지
흐르는 강물이 포근하여도
서로의 가슴 속을 흐르는 강물 소리에는, 애써 외면 하였지
어쩌면 서로는, 강물 위에 흘러가지 않고 멈춘 
어제의 시간들과 떠 있으려 했는지 몰라
우리 사이는, 어쩌면
황홀한 욕망과 좌절이 뒤엉킨 체념의 강이었을지도 몰라
나는 당신의
당신은 나의 전생까지도 지고 가기는 너무 무거웠지
너무 가슴이 아팠지
얼마를 흘러가야 할까
얼마를 기다려야 한 가슴으로 흐를 수 있을까
가늠이 안 되던 날은 느닷없이 소용돌이 치기도 하였지
이제 생각하면
가슴끼리 소리 없이 다투기만 한 것이 너무 아파
이렇게, 오래전 가을을 꺼내어
낙엽 수북히 덮고 누워 있는 그대 앞에 흰머리 조아린들
가을은 떠나고 
아직은 머뭇거리는 텅 빈 계절 
가끔 소용돌이 치는 이 소리를 안고는 
이 겨울을 건너지 못할 것 같아
0811.邨 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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