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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가을아,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본문
가을아,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꿈길을 배회하다
얇은 홑 사랑을 걸친 가을을 만났다
그리움이 그믐달에 묻히고
이별도 아닌 게 이별 노릇을 하여왔다 하니
발자욱 수만큼의 기다림은
이 가을로 덮어 묻고
일상의 어느 부분에 대한 변명이
아니 용서된 것도 알고
그 옹이, 평생 안고 살은 것으로는
상쇄 아니 된 것 또한, 알고 있지만
쓸모도 없는 증오, 부디 놓아 보내느니
설운 사람아
우리 함께 걸었던 가을 숲 벤치에
한 생을 마감하는 낙엽이 춤을 추는 모습
이리저리 뒹굴며 짓는 흐뭇한 미소
품어갈 온기 하나 없는 가슴에 와 안기는데
나이 드는 걸 셈하는 것도 그만둔 지금
윤회에 거슬림 없이
이 가을 단풍이 가장 붉은 때
쑥부쟁이 춤사위 따라
더 격렬하게, 통증을 안고 겨울로 떠나면
남겨진 시린 마음은 어찌하라고
20151013. 정릉에서 邨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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