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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or 빈서재

匹夫의 思婦曲

Ador38 2017. 1. 5. 19:48

 匹夫의 思婦曲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습니다
흐려진 총기 모으며
아무리 멀리 내다보아도 보일 리는 없지만
그대에게 처음으로 한 고백이
간절한 거짓이었음을 이제 고백합니다
사랑한다
이 말의 허구와 그 생명력
그때는 미욱하여 그 무게를 알지 못하였습니다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습니다
기억에서 다 찾아내진 못하지만
삶의 순간순간 상처를 주었는 말과 표정
그 씨앗, 당신 가슴에 살아 있는 걸 보았습니다
내게서 멀리 떠나고 싶어 했던 모진 시간의 조각도
아직 가슴 깊이에, 쓸쓸한 미소로 남은 것도 보았습니다
당신 가슴속 내 자리가 비어 있는 것이
마땅히, 한동안 낯설어선 아니 되었습니다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습니다
내 쓰러져 저승 길 헤맬 때는
그 거짓 고백에 대한 벌로 감수하였습니다 그런데
당신마저 쓸어질 때는
하늘이,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행복은 커녕, 아픔만이라도 없는
평범한 여생조차 지켜주지 못한 40여 년의 세월이 
죄만 스럽습니다
나 당신에게 드릴 말 있습니다
푸른 꿈도, 정열도 다 등 굽어갔지만
청춘이 낳은 사랑은, 이제
삭히고 삭혀온 정으로 숙성된 세월인가 하였는데
내 가온 그 길, 당신은 왜 따라 나섰는지요
내 하는 말이 안 들리고, 안 보인다시면
한 번만 뒤돌아 보아주세요
지금의 심사 불 밝혀, 하늘 높이 걸어 놓겠습니다
예전처럼
아침을 채근하는 잔소리가 너무 그립습니다
그러한 일상이 행복임을 깨우쳐 준 빈 자리
쉰목이 메어 빌지도 못하니
여명으로 부디 밝아오소서
2017.정월 서울치대병원에서. 邨夫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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