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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Ador 빈서재 (644)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시인(詩人)이고자 하였던 이를 위하여..... 1 빈대떡 부치는 냄새에도 배곯는 인내(忍耐)는 시험을 당하고 개기름 흐르는 금고(金庫) 안에 살라는 유혹(誘惑)에 가끔은 양심(良心)의 눈금도 흔들리기도 하는 책상(冊床)..... 시(詩)는, 그 한 뼘도 안 되는 양심의 경계를 깁고, 깁느라 늘 가난..
* 빈 잔과의 대화 봄비 창가에 가만히 부스럭거리는 밤. 쓸쓸한 구석, 빈 의자 홀로 눈을 감는다. 꿈속에선 막힘없이 쓰던 편지 차마, 웅얼거리다 가슴에 묻는 하루가 또, 빈 와인잔(盞)에 고인다. 또로로... 통증(痛症)으로 몇 방울이다가 울컥울컥 넘친다. 돌아봐도 아무도 없다. 흘러넘쳐..
* 망각(忘却) 아마, 봄비로는 마지막인가 싶습니다. 동안에 기대어 오던 희망이나 설레임 모두 이 지금, 쏟아내 버리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예전 없는 세찬 바람으로 달겨드는 봄비가 지독히도 앓아오던 것들, 이제 떠나 보내라는가 봅니다. 전주(電柱) 울리는 바람소리에 머리끝에서 발..
* 계절의 여왕이여 2 그윽이 부풀어오른 가슴을 보세요. 지금 머리 위를 살랑거리며 누구의 초록이 더 예쁠까 잎새에 머무는 5월의 햇살과 미풍을 얼마나 설레이며 기다렸는지. 다시는 안개를 그리워하지 않겠습니다. 다시는 이슬만을 좋아하지도 않겠습니다. 순수하여, 그래서 가난한 마음들입니다. ..
* 5월의 장미에게 사랑한 날들도, 이슬 맺히던 날도 해마다 이계절이면 고운 추억으로 삼삼히 잊혀가며 또, 살아납니다. 사랑을 한게 죄이지요. 사랑의 향기를 이제껏 가슴에서 내치지 못한 죄이지요. 이러한 쓸쓸함도 당신이 있기에랍니다. 건드리면 상할까 함부로 굴지 말라는 가시에도..
* 목련에게의 고백 언젠가 마음 여리신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영혼이 가여운 사람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5월의 푸르름으로 그리움 가득한 언덕에 서서 당신 그늘 돌아나오는 미풍에 취하여 얼싸안고 싶을 때 오시지요 그러는 동안 감성만으로 은은한 ..
* 욕망(欲望) 우리, 서로를 간직할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증오에 몸떠는 날들은 얼마나 남았을까. 소음(騷音)도, 음악인양 감미로운 날들이..... 지난 봄, 낙화 서러워했던 꽃씨 싹 돋우는 윤회(輪廻) 앞에서, 알듯 모를듯 피워내는 부처의 한없는 미소 앞에서, 영원과 사랑의 의미를 겸허한 마음..
* 환영(幻影) 봄 바람 깨지않게 밤 비 조용히 내리는 지금 전봇대 하나 거리만큼에 추운 당신이 서 있습니다. 체취만 남은 당신입니다. 뽀얀 가로등에 흠뻑젖은게 보일만치 파노라마로, 우리이게 한 시간들을 펼치지만 한사코, 허공의 한 곳을 응시하는 것처럼 짐짓, 눈은 감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 가는 봄 봄 바람은 어여삐 여기다 꽃 지면 잎마저도 외면한다. 꽃 버려야 열매된다지만 그 안의 속셈은 그게 아닌게야 고목에 앉은 까마귀 아노라네 까악까악..... 모든 건 지고나면 그뿐, 그뿐...... 봄이 날아간다. 0604. 邨夫 Ad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