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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Ador 빈서재 (644)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숲에 내리는 비 회색인지 검은 색인지 심 굵은 연필로 그어 내리듯 하루 건너인 봄비를 반겨야 할지 관조(觀照)를 외면하여 강정처럼 꼬장한 세월 며칠씩 홍건히 적셔 부드럽게하여 적당히도 살아가라고 알려주려는 것일까 그러고보니 참으로 질긴 인연이다 다 지우려했으나 미처 준비 못한 지우개..
* 벚꽃이 진다 봄비에 우지마라 이 슬픔 하늘이 울어주는 것이니 찬란한 계절의 영광도 속절없이 지기로 한 몸 잠시여도 환희 한 송이로 님에게 안기면 그뿐 그나마, 봄바람 비 안아오면 님과도 이별 한번에 피어나, 한번에 지는 아..... 이것을 누구는 축제라 합니다 내 죽어야 봄이 간다며 춤추는 걸 ..
* 목련 앞에서 선녀에게 다녀오시어도 잎새는 잊으셨는가 봄 병아리 봉긋한 가슴 밤 사이에 더 벌어지는구나 병든 눈에는 너무 부시다 �빛으로 분칠한 모습들아 장식이 무에 필요한가 비늘 훌훌 털어내어 모두 하얀 마음이자 세상 이치 조금 물리고 이파리 없이 꽃 먼저이면 어떠랴 님 ..
* 떠나는 봄비여 지금 내리는 봄 밤의 서늘한 눈물이 혹시라도, 나를 위한 것이라면 단, 한 방울이라도 님이 흘린 눈물이 섞여 있기를 혹시라도, 님을 위한 것이라면 단, 한 방울이라도 내가 흘린 눈물도 함께하여 있기를 님에게서 보이는 환영이 나에게서 보이는 환영일 수 없듯이 또한, ..
* 그리움 그대가 내 그리움 몰래 훔쳐가 키우는 줄 몰랐어요 한 밤 지나면 한 뼘씩 그대는 환희에 차 오르고 자란만큼 따라 올라가 메달리는 내 그리움은 너무 가늘게 희미해지는 것 같아 그대여 내 그리움 묻힐 때까지 만 자라는 걸 참아주면 안될까요 그대 빠꼼히 세상에 눈마춤 할 때부터 가녀린 목..
* 親舊여....... 어디에 있음인가 消息 좀 주시게나. 정녕 잊었는가- 안 사람과 아이들은 어떠하신가- 한번 만나세, 삶이 다 그렇지 않은가- 이 사람에게도 無心한 잘못이 크네. 누구에게나 아픔은 있다네. 만나세 우리, 만나야 하네. 잊었는가- 知天命 해후(邂逅)의 다짐을........ 이제, 時節..
* 簡易驛 두 다리뻗고 누운체, 그냥 지나라 한다 산으로 가는 바람 물 찾아 가는 새 정처없는 구름은.... 대합실 어딘가에 뿌린 눈물은 물표(物標)도 좌석도 필요는 없겠지만 오늘도 인연에게로, 인연에게서 무임승차(無賃乘車)로 떠나고 남겨진 허울은 하루에 두어 번인, 기차표를 끊으라 한다 침목(枕..
별난 종(種)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한다 사랑을 나눈다 한다 사람들은 사랑과 이별을 한다 한다 사랑을 떠나보낸다 한다 입에 침 바르고 붙이는 우표(郵票)인가 붙였다 떼었다 참으로, 별난 종(種)이다 0602. 邨夫 Ador.
* 봄날 남아 있던 겨울이 낯을 씻는다 응달로 숨느라 애쓰던 냉기도 미풍에 안겨 옷 갈아 입느라 게눈으로 올망 졸망 수줍은 눈섶이 너무 고웁다 분단장까지 하나보다 눈 안에 먼 산을 담는다 겨울 세달 닫아놓은 향그런 내음도 웅크려 눈치보던 그리움도 아지랑이 놀다 간후 봄비가 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