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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 Ador 빈서재 (644)
아름다운 因緣이 고이는 방
* 우리라는 의미 단 하루여도 밤이어도 낮인 듯 낮이어도 밤인 듯 5월의 바람으로 영원을 고이는 오늘이 아름다워라 이제는 눈물아 우리에게는 오지 마라 어두워지면 바람 부는 갈대밭에 하얀 비로 내리거라 세월이 아무리 보챈다 해도, 사랑아 늙지도 아프지도 마라 동안에 우리 바람이 ..
* 오월이 진다 오월에 참으로 그리운 오월에 바람에 진다 장미가 진다 머리는 머리대로 가슴은 가슴대로 물러설줄 모르던 청춘 그때는 인생도 시한부라는 걸 몰랐다 산다는 건 그런 거다 마른 눈물 주렁주렁 불밝히는 등꽃 아래에 누우면 11051405. 邨夫 Ador.
* 가는 봄 언제까지 내가 봄이라고 약조 받아두기라도 했던가 겨울 넘어와 보름달 세 번은 띄우고 갔는데 올해는 바람 며칠 비 며칠에 봄꽃 벌써, 몸 다 풀었다 하네 뒤척이는 봄밤은 깊고도 깊은 회한 마음 누이던 봄 들녘 아지랑이 춤사위 너머 아롱아롱 너울너울 나비인가, 가는 세월인..
* 누가 무어라 할 일은 아니어도 우리, 이제는 조금 천천히 가세나 다 채우려 말고 여유로 조금 남기며 미처, 생각이 늦거나 힘이 부치는 이들 위해 어찌보면 다 같이 먼 길 가는 주자(走者)들 아닌가? 종점에서는 다 만나지 않겠는가? 산머루 다래 따러 갔다가 누군가 설익은 것까지 다 따 ..
* 봄비 떠난 겨울이 꽃샘추위 구실삼아 다녀가는 걸 보았다 너는 또, 무얼 놔두고 갔느냐 떠나보니 그리워지는 사람 있더냐 까마득한 봄날 꽃구경가서 아니 돌아온 사람 그리워 왔느냐 너는 치매 나는 기다림 밤 사이 봄비가 거울에 써놓고 갔다 12051405. 邨夫 Ador.
* 봄날은 간다 봄인가 싶었는데 소낙비 내리고 스믈 스믈 가슴 더듬는 게 싫어 돌아누우면 낙엽은 졌다 아 낙엽, 푸릇한 청춘은 가고 누선(淚線)의 수문(水門)은, 녹 벌써 슬어 네 앞에 서면 중년이 외롭다 아무 온기도 없이 누워버리는 하루 그대 오는 계절은 어느 밤일까 벚꽃 비 뿌리는 ..
어른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에 대하여 물어보자 오래 살은 것이 훈장이더냐 아이의 손목을 잡고 차도를 무단히 건너는 어른들아 어른으로 살아왔는가 우리의 무엇이 오늘을 낳게 하였는가 마땅히 지켜야하는 걸 막아버린 게 무엇이더냐 마땅히, 하여야 할 일을 막아버린 게 무엇이더냐 어..
* 떠나는 봄에게 Ⅰ 덥다 지금이 4월인데 당신의 뜨거운 열기 때문인가 바람도 그렇고 그늘이 그렇다 떠나는 걸 하도 많이 보아온 삶이라 오늘내일 떠날 것 같은 당신에게 짐 하나 부치자 Ⅱ 오늘은 민망한 말도 보내야겠다 어느 종(種)은 발가벗고 목욕을 같이하면 잠근 마음을 연다 비밀..
* 사려니 숲 정류장 사려니 숲 정류장에 안개비 우산 든 나그네 하늘을 본다 내리는 비는 내려도 그만, 그쳐도 그만 눈으로 흐르지 못하고 방울져 있는 게, 어디 시름 뿐이랴 난 오늘, 참으로 먼 세월 돌아온 그리움을 만났구나 하고싶은 말은 스러지고 눈을 두는 곳마다 왜 눈물이 고일까 ..